SF,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그래비티
기본정보
SF,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영국 / 90분
감독 : 알폰소 쿠아론
각본 : 알폰소 쿠아론, 호나스 쿠아론
제작 : 알폰소 쿠아론, 데이비드 헤이먼
제작비 : 1억 달러
출연
산드라 블록 - 라이언 스톤 역
조지 클루니 - 맷 코왈스키 역
에드 해리스 - 미션 컨트롤 (목소리) 역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 아닌가크 (목소리) 역
팔두트 샤마 - 샤리프 (목소리) 역
에이미 워렌
영화 소개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는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면서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 한 가운데에 홀로 남겨지는데…
2013년 개봉한 영화로 우주에서 만난 재난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제 26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39회 LA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2014년 40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SF영화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편집상, 최우수 특수효과상), 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시각효과상), 6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작품상(영국), 감독상, 촬영상, 음악상, 음향상, 특수시각효과상), 34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감독상, 기술공헌상), 66회 미국 감독 조합상(감독상(영화부문)), 1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액션영화 여우주연상, SF/호러영화상, 음악상), 7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감독상) 등 정말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지구 600km 상공의 기온은 –148~258°F를 오르내린다.
소리를 전달하는 매질은 없고
기압도 없으며
산소도 없다.
우주 공간에서 생명체의 생존은 불가능하다.
허블 망원경의 통신 패널을 수리하던 라이언 스톤, 하버드 대학교 출신 항공 엔지니어 샤리프, 우주 왕복선 익스플로러호 조종사 맷 코왈스키 세 사람은 평소처럼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코왈스키는 이 임무가 마지막 임무였죠. 우주 센터가 러시아에서 자국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폭파했다는 소식을 전하지만, 이미 예고했던 상황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하지만 인공위성의 잔해는 곧 다른 인공위성들과 충돌하며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위험 상황임을 감지한 우주 센터에서는 임무를 취소하고 긴급 귀환하란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우주 쓰레기의 파편들이 다가와 그들을 덮칩니다. 날아오는 우주 쓰레기가 하나둘씩 눈에 보이는 와중에 EVA 중이던 샤리프가 이를 얼굴에 맞아 사망하고, 점차 잔해들이 허블 망원경과 우주 왕복선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우주 왕복선에 타고 있던 스톤은 고리를 풀어 탈출하려 하지만 잔해에 휩쓸려 멀리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다행히 코왈스키가 그녀를 찾아내고, 둘은 양쪽의 우주복을 케이블로 연결한 후 다시 우주 왕복선으로 돌아오면서 샤리프의 시신을 회수합니다. 우주 왕복선의 조종실 쪽을 확인해보지만 이미 부서져 있었고, 안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은 왕복선이 파괴되면서 모두 사망하게 됩니다. 코왈스키와 스톤은 생존자가 자신들밖에 없음을 확인하고, ISS에 있는 소유즈를 활용해 지구로 귀환하기로 합니다.
우주 쓰레기란?
우주에 떠다니는 쓰레기의 총칭으로, 일반적으로는 지구 궤도를 도는 각종 물체 중에서 인간이 만들었으나 쓸모가 없는 것들을 가리킵니다. 저궤도의 경우엔 알아서 타버리는데, 문제는 정지궤도의 잔해입니다. 이 궤도에서는 물체의 감속이 일어나지 않고, 계속 빠른 속도로 날아다닙니다. 지금도 정지궤도 상에는 수많은 우주 쓰레기가 날아다니고 있으며, 만일 이 중 하나가 인공위성이나 크기가 큰 쓰레기를 파괴한다면 그 파편들이 샷건의 산탄처럼 퍼져나가, 엄청난 속도를 지닌 또 다른 우주 쓰레기들이 되어 버립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말이죠.
2006년에 NASA에서 만든 모델에 따르면, 우주 쓰레기는 인공위성을 새로 발사하지 않아도 2055년까지 지금의 숫자를 유지하다가 그 이후로는 자가 증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009년도에 열렸던 유럽 항공 우주 회의에서 사우햄프턴 대학의 연구자인 휴즈 루이스는 다가올 10년 안에 우주 쓰레기의 양은 2배로, 50년 안에는 4배로 늘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죠. 2011년에는 미국 국립 연구회에서 궤도상의 우주 쓰레기 양이 한계점에 도달했으며, 일부 컴퓨터 모델로는 이미 임계점을 돌파하여 서로 충돌하면서 그 양이 더욱 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에 공개한 우주 파편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 400~1000km 저궤도에는 이미 이런 우주 쓰레기가 9000t가량 날고 있다고 합니다. 10cm 이상 파편은 최소 2만6000개, 1cm 수준의 파편은 50만 개가 넘습니다. 1mm로 소금 한 톨 크기인 아주 작은 파편은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데 1억 개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많은 우주 쓰레기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사고도 있습니다. 1981년 소련에서 쏜 인공위성 코스모스(Kosmos) 1275는 발사 한 달 만에 통신이 두절되었고, 300개 이상의 새로운 쓰레기들을 만들어냈습니다. 1993년에 코스모스 1484도 비슷한 사고로 파괴되었죠. 1996년에는 프랑스에서 쏜 소형위성인 Cerise가 1986년에 폭발한 아리안-1(Ariane-1)의 부스터와 충돌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2009년 2월에는 수명이 다한 러시아의 인공위성인 코스모스 2251과 미국의 통신위성인 이리듐 33이 서로 충돌했습니다.
지상으로 우주 쓰레기가 낙하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1997년 오클라호마 주에 거주하는 여성이 10x13cm 크기의 금속 물체에 어깨를 맞았는데, 이는 1996년에 미 공군에서 발사한 델타2 로켓의 추진제 탱크였습니다. 아프리카와 중국에서는 낙하한 우주 쓰레기로 인해 건물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죠.
또한 국제 우주 정거장(ISS)은 실제로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여러 번 해야 했고, 2011년 6월에는 우주 쓰레기와 정거장이 거의 충돌할 뻔해서 승무원 6명이 소유즈 탈출용 캡슐에 탑승해 지구로 긴급탈출을 준비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재밌는 이야기
1. 원래 라이언 스톤 역을 맡기로 했던 배우는 안젤리나 졸리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출연료로 2,000만 달러라는 큰 금액을 요구했고, 거기에 스케줄 문제가 겹쳐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나탈리 포트만에게 출연을 제의했지만, 그녀의 임신과 스케줄 문제로 무산되었고 결국 산드라 블록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2. 맷 코왈스키 역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내정되어 있었지만 ‘아이언맨 3’ 때문에 고사하고 조지 클루니로 결정되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중에 밝히길, 스케줄 문제도 있었고 테스트 촬영 후 폐소공포증 생길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하네요. 아이언맨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운 모습이 코왈스키 역에도 잘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3. 영화에 나오는 우주정거장 텐궁 1호는 2011년 9월 29일 발사된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으로, 2016년 3월 '통제 불능' 상태가 됐습니다. 그러다 2018년 4월 2일(현지시간) 오전 8시 15분쯤 지구 대기권에 진입해 파편 대부분이 소멸됐으며, 남태평양 중부 지역에 낙하했습니다.
총평
외계인도 우주전쟁도 없는, 말 그대로 진짜 재난.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 재난이나 화재, 폭발 같은 사회재난을 우주에서 겪게 된다는 상상 해보셨나요?
영화를 보면서 무한한 공간을 떠돌게 된다는 공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칠드런 오브 맨’에서 인상적인 롱테이크 신을 찍은 감독인 만큼 이 영화에서도 롱테이크 신이 많이 나오는데요.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나오는 롱테이크 신을 대부분 1인칭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주인공이 겪는 위기를 마치 옆에서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겪는 재난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재난 영화에 비해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우주에서 홀로 버둥거리는 장면을 보며 내가 저 상황에서 느낄 공포심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주에서는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어 사실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소리가 없는 무성 영화가 되었겠죠. 그래서 영화의 OST가 중요한 역할을 해줍니다. 스티븐 프라이스가 작곡한 사운드트랙은 넓고 광활한 우주를 음악으로 표현했는데요. 우주에서 보는 지구를 볼 때의 아름다움, 재난을 당했을 때의 긴박한 상황, 등장인물이 겪는 공포심 등 영화의 여러 장면들이 OST와 어우러지면서 한층 더 높은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재난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플롯처럼 갑자기 닥친 재난, 위기, 역경을 극복하고 구조 또는 생환하는 스토리는 다소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단순한 만큼 이해가 쉽고 집중이 잘 되는 영화였습니다. 우주와 관련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SF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관람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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